성지 순례 이야기도
이제 종착역을 앞에 두고 있다.
몇번의 로마방문에도 성지순례 여행이 아니어서 그런지
오늘 소개하는 성 바오로 성당은 들리지 못했었다.
로마 하면 성베드로 성당이어서 그런지
이곳 성 바오로 성당이
로마의 제 2 대 성당이란 위용에도 불구하고
일반 관광객의 순례지에서는 빠져 있는것이다.
그것도 그럴것이 이 성당은 1823 년 7 월 15일에 일어난
대화재로 말미암아 대성당은 물론이고 내부에 그려져 있는
벽화와 모자이크등 모든 보물들이 거의다 소실되고 말아
지금의 성당은 1854 년에 원래 대성당 당초설계대로
다시 복원되었기에 사람들의 관심에서 다소 밀려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성당길이만도 132 미터에 달할정도로
그 규모만으로도 성 베드로 성당 다음으로 두번째 성당이며
세계 10 대 대성당중의 하나인데도
이렇게 특정해서 성지순례를 와야 볼수있는 성당이 되고 말았다.
어찌 되었건 성 바오로 대성당은 그 규모에서도 그렇지만
근, 현대 성당건축의 백미를 볼수 있어서 꼭 순례해야할 성당이 된다.
바오로 사도가 처형당한직후 그 시신을 열심한 신자였던
루치나 부인 가문의 소유지에 묻혔다고하는데
사도 베드로 무덤과 함께 비밀리에 관리되어 오다가
박해가 끝난후 사도의 무덤위에 기념 대성당을 지었다고 한다.
대성당 내부에 다섯군데의 통로와 80 개의 기둥을 세우고
그 가운데 24 개의 기둥은 로마 공회당에서 가져다 세웠다고 한다.
성당 정면에는 정원을 배치하고 분수를 만들었는데
그것은 10 세기 이전 성당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세례성사의 중요성을 되살리고 이곳에서 물로 죄를 씻고난후
성전에 들어가게 하는 장치로 보면 된다는 설명을 들어보니
언듯 요즈음 성당 입구에서 성수를 이마에 찍고 드나드는게 생각났다.
지금 대성당은 정면 돔천정에 그려진 성화가 우리를 압도하고
성당천정 의 아주 잘 짜여진 천정장식이
우리 순례객의 마음을 저절로 경건한 마음으로 이끈다.
그런데,---
나는 조금 별난 생각을 해서 그런지
이런 웅장하고 거대한 대성당에서
더더구나 성 바오로 사도를 기리는 순간에도
나의 뇌리에는 자꾸만
시나이 산상 벌판에서 바람에 성작이 넘어질까 마음조리며
돌무더기로 꾸민 보잘것없는 제대위의 십자가가
자꾸만 생각나는 이유를 알지 못하겠다.
함께 떠오르는 대추야자나무가 드문드문 있는
이집트 탈출기에 나오는 사흘만에 처음 만났다는
마라란 우물 가, 사막 바람밭에 차려진 야외 제대가
자꾸만 오버랩되는 건 왜 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로마에 와서 명품 조각으로 장식되고
거대하고, 규모가 큰, 대성당에 와서도
기가 죽어지는게 아니라 오히려 그 규모와 장식이
마치 거대한 피라밑을 보면서 느끼는 공허와 허전함을 느꼈듯
감동으로 와 닿지 않는게 무슨 이유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성 바로오 대성당을 순례하면서
몇년전 돌아본 터키의 바오로 선교흔적이 새삼스레 떠오르고
이곳 로마의 대성당 군들이 비교되어 마음에 남는다.
나는 비교적 성지를 순례하면서도
별나고 별난 생각을 하는가 모르겠다.
그래서 아직도 주님께 여쭙고 있다.
왜! 아직도! 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