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내 동기들의 해외여행.

성베드로 대성당(진구/ 作) (16).

아까돈보 2011. 2. 1. 21:28

 

 

 

 

 

 

 

사실 성지순례라 하지만

성당순례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0여년전 처음 로마를 방문할때

일반 관광객과 함께 유럽투어를 하는중이었고

20 여일을 유럽전역을 돌아다닌뒤라

적당히 지치기도 했지만 사실 유럽투어라는것이

대개 유명 성당을 돌아보는것이어서

성당에 다니지 않는이들에게는 조금 식상해질때 쯤이긴 했다.

 

로마여행의 백미라고 할 성 베드로 성당앞 마당에 버스를 세우고

모두 내리세요 !  하고 안내자가 소리를 치니까

동행한 아주머니 한분이 여긴 뭐 구경하는덴데요? 하고 물었다.

 

예,  여긴 성 베드로 성당이라고 굉장해요 하고 대답하니

그 아주머니 하시는 말씀,

<성당이 성당이지!

아이고 성당 몸서리난다.

 난 차에 있을란다 다녀오소! >

 

안내자가 아이고 여기 구경 안하면 후회 합니더.

지금까지 숫하게 본 성당은 이곳을 보기위한 예고편이라예. 하니까

<그래봤자 성당이지 뭐 >하고 군시렁거리며 겨우 차에서 내렸다.

 

나중에 다 돌아본뒤에 그 아주머니 말씀,

< 아이고 여기 안봤으면 후회할뻔 했네. 굉장하구먼! > 하였다.

 

그렇다 .  사실 유럽여행이라면 대개 성당구경이 대부분이다.

우리나라 여행이 대부분 절구경 하는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로마를 먼저 보고,  여기 성베드로 성당을 먼저 보고난뒤

다른 나라 를 본다면,  다른 나라 성당을 본다면,

 

다 시시해 보이고 초라해 보일지 모른다.

그래서 대개 이곳저곳 다 다니고

마지막에 로마로 가게된다.

 

우리도 성지 순례 마지막 일정으로 로마에 왔고

성베드로 성당도 그래서 마침표가 된다.

 

나는 이곳을 세번째 방문하는것인데

첫번 여행을 잊을수가 없다.

 

그땐 유럽여행이 처음이었고

또 성베드로 성당을 처음 방문하는것이라

너무너무 설레고 감격이었다.

거기다가 그날이 내 생일날이어서 더 감동이 더했다.

 

나는 이날 아침에 성베드로 성당에 내려

다른 다음 일정을 다 포기하고 하루종일

성당에서 이곳저곳 순례를 하고 기도도하고 미사도 올리며

그리고 켐코더 비디오 카메라로

모두를 하나하나 담아보려고 욕심을 부렸었다.

 

< 피에타 > 라 불리는

성모마리아가 예수님 성시를 안고 있는 상앞에서,

미켈란제로의 명작이라는 성수대 앞에서,

중앙 제대인 베드로 무덤위의 천개 앞에서,

 

성당 정면에 크로즈업하지 않으면 잘보이지않은

성령 비둘기 상 앞에서 감격에 겨워했고,

 

미켈란젤로가 설계한 <쿠폴라>라고하는

베드로성당의 돔 내부는 베드로의 영혼을 

하늘로 오르게 하기위해 136 m의 높이로 돔을 만들어

지금도 로마전역이 이 높이를 넘지않도록

고층을 허락하지 않은다 하지 않는가?

 

총 성당의 길이가 211.5 m 에 높이가 45m에 달하여

그 위용과 웅장함에 기가 질릴정도여서 놀라왔을 뿐아니라

 

정말 격한 감정으로 미사를 올리고 기도를 하면서

일생 가장 기억에 남는 생일 하루를 보낸적이 있었다.

 

이랬던 나였는데 그 뒤에 다시 한번오고

오늘 다시 여길 오니 생각이 조금씩 전만 같지않다.

 

더더구나 시나이 산상 돌맹이 제대에서 올린 감동미사가 머리에 남고,

시나이 사막 우물가에 베두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드린

바람밭의 미사가 기억에 남아있는 지금에는,

 

티베리아 호숫가의 산상수훈을 떠올리며

카파르나움 성전폐허에 베드로 집을 다녀온 오늘에는,

이렇게 거창하고,  규모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웅장함이

오히려 허허롭게 느껴지는건

특별한 나만의 감상일 것이다.

 

로마의 아름다운 모든 유적에서

사막의 바람과 모랫바닥을 생각하는건,

 

성베드로성당에서 경건한 마음을 모으지못하고

유대광야의 산정에서 펼쳐져있던 산산산 그 끝에 맺힌듯

옹기종기 모여사는 예리고 10000년의

 옛고을이 떠오르는건

이번 성지순례 의 내 물음표 때문인지 모른다.

 

주님은 줄곳 이래도, 이래도 하셨고

나는 아직도, 아직도 하면서 줄당기기를 하였는데,

 

이젠 나도 그만 내 그 오만과 교만을 모두내려놓고,

네, 네 하면서 순명하는

소박한 신앙을 새로 시작해야겠다는,

 

그래서 성지를  안내해 주시던 수도자 신부님과

안내 가이드가 강조하셨던

< 바로 그대가 딛고 서서 살아가는 바로 지금 그곳이

하느님이 거하시고 살아숨쉬는 성지다 > 하시던

성지순례 이야기의 결론을

가슴에 새길때가 된 모양이다.

 

이렇게 성지 순례 이야기도 마침표를 찍는다.

아니,  이제 내가 사는 지금 여기 성지순례를

새로 시작하는 것이다.

 

이마음 이대로 살아낼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