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회마을이 한눈으로 내다 보이는
광덕땅 앞개에 사는 류 길하 교장이
자기집에 다녀가라는 전화를 해왔다.
부탁해 두었던 심원정사의 창건기인
< 어머니가 지은 한옥 >이라는 책을 가져다 두었으니
자기 나무심는것도 볼겸 다녀가면서 가져가라는 전갈이다.
류 길하 교장 농장을 다녀간 사람은 잘 알겠지만
그냥 농장이 아니고 산림을 경영하는 농, 임업,
요즈음 시셋말로 융복합 통합 경영인이라 할수 있다.
쓰죽 친구들과 나들이도 할겸
오래전에 부탁해둔 아주 귀한
지금은 절품된 책을, 그것도 작가가 소장해둔 책을
구해 준다는 설레임을 갖고
하회 광덕으로 오후 나들이를 하였다.
봄빛이 깊어가는 오후에
하회 물돌이동을 건너다 보면서
시골길을 달리니 기분이 그만이다.
거기다가 언제나 그렇듯이
넉넉하고 풍덕한 웃음으로 맞아주고
가양주 담듯 정성껏 담아낸
솔방울, 매실 원액을
아낌없이 내어놓고 마시길 권한다.
오늘 마신 솔방울 한잔이면
적어도 십년은 잊어버려도 될 정도로
온몸에 솔향과 꿀맛으로 젖어내린다.
이런 글 카페에 올렸더니
영주 교육장을 역임한 지 교육장이
농으로 그걸 담아 니 혼자 먹나? 하고 꾸중했다고
나보고 소문내고 다닌다고 야단을 쳣는데
오늘 또 그런 소릴 듣게 생겼다.
좋은 매실과 솔방울 진한 원액마시고
친한 친구 인정 가득 담아 가슴채우고
갖고 싶은 책 구해 돌아서는 오늘은
천상 세상부러울게 없는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칠순 잔치를 일년내내 하면서
주변친지와 은인들을 모아
접빈객전통을 이어 하더니
이젠 또 산에다 나무를 심고 살아가고 있다.
같이 간 친구가
뭐할라꼬 또 나무를 심고 고생이로? 했지만
그래도 그는 나무를 심으며 훗날 후손들에게 회자되는
광덕할배 류 교장의 전설을 듣고 있는게 아닐까?
집에 오니 또 전화가 온다
나무다 심거던
어디 휘적 한번 다녀오세나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