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내동기들

장마끝에 각종 예쁜꽃 피어나(진구/作).

아까돈보 2011. 7. 31. 22:38

 

 

 

 

 

 

 

 

 

긴 장마와 물난리로

온세상이 어수선 하지만,

 

우리가 사는 이곳,

진모래, 득심골엔

무르익은 여름,  칠월의 마지막날이

하품을 하고 있을 뿐이다.

 

사진을 찍을때 마다

못마땅한 얼굴을 하던 아내가

왠 일인지,

 이것, 사진 한번 찍어보소 하고

귀뜸을 해주어 가만히 살펴봤더니,

,

과연 이쁜 꽃들이 천둥 먹구름,

장대비 가 내리는 가운데

우리집 뜰에 하나 가득 피어났다.

 

채송화, 봉숭아는 기본이고

글로디오라스의 핑크빛과 노란 빛은

여름 뭉개구름을 헤치고 내민

빛나는 햇살을 받고

 한껏 자태를 뽐내고 있다.

 

설화가 피기시작하는가 하면

참나리를 비롯한 각가지 꽃들이

여름이 가기전에 페숀 쇼를 하듯

몸짓이 화려하고 현란하다.

 

아직 푸른 꿈을 머금고 자라는

꽈리마져 꿈이 영글고,

이름을 알수 없는 덩쿨조차

싱그럽고 그저 윤이 반지르르 하다.

 

널어놓은 붉은 고추도 꽃같이 이쁘고,

 

며칠전 본가를 다녀간 자국인

손주놈의 잠자리채까지도

마치 커다란 꽃그림이 되고있다.

 

그것 뿐인가?

풀잎에 이슬을 머금고 매달린

거미조차 이쁜 그림이 되고

풀잎에 앉은 잠자리, 

채송화 , 이웃에 지은 개미집 조차도

예쁜 조각이 된다.

 

아주 아열대지역이 될것같다는 소리가

괜한 소리가 아닐것 같은 심상찮은 날씨와,

 

몇며칠을 열대야를 앓아야 겨우 떨어져 나갈

유별난 이 여름날 지루한 주말 오후에도,

 

열병을 앓아야 크고,

마음앓이를 해야 마음이 여물듯,

이 예쁜 꽃들은,

 꽃색갈이 더욱더 이쁘고, 곱게 빛난다.

 

앞뒤로 창을 모두 열어놓고

찬물 끼얹고 벌렁누워

마음까지 불어오는 바람에 실어 보내버리니,

 

정말 새털같이 가볍고

한가롭기가 그만이다.

 

도회지에 얹혀사는 나그네들은

산촌 개울가에 사는

이 맛, 이 재미는

영 모르고 살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