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이런 저런 인연으로
알게되고 사귀게 되고,
동반하여 일생을 같이하게 된다.
嵐泉 張 鐘圭 선생과의 인연도
그리 다르지 않다.
안동의 대표적 서예가 이고
안동대학에 출강하면서
이곳저곳에 글 부조를 많이 하고 사는
안동의 편안한 이웃이기도 한 분이다.
나하고는 띠 동갑정도의 친구이고
한때는 술을 맛있게 나누어 먹던 술친구였으며
40 년 서도 생활과 함께, 나하고는
특별한 인연을 함께한 분이다.
내가 문화회관 관장으로 일하면서
제일먼저 한것이
빈방 ( 정확히 얘기하면 비워서 만든방 )에
안동서도회를 입주시킨것이며,
10수년을 내방 옆에 이웃해 사면서도
나는 붓도 잡지 않았다는 참 기막힌 인연이고,
그러면서도 서도회 회원과 특히 서실을 지키는
남천 선생과는 친구로 정을 도탑게 하고 지낸것이
참 묘한 인연으로 이어진것이 오늘까지 함께하고있다.
함께한 세월동안 무던이도 많이 신세지고 살았으며
지금도 미안하고 사과해야할 일화가 되는건
10 여년 이 육사 추모 사업을 이어가면서
매년 현수막을 단골로 신세진것,
어느핸가 식순도 좀 써주라 하고 무심코 뱉어말했는데...
내 얼굴을 어이없다는듯 한참 보고있다가
관장님, 내가 서예심사위원을 맡아하는 작가인데
어예 작가보고 식순까지 쓰라 합니까? 하는 것이다.
하도 미덥고 이물없는 사이라
예를 갖추지 못하고 한 망발이었는데도
웃으면서 식순까지 써주었던 추억은
아직도 등에 식은땀이 벨 정도로 미안했던 일이다.
남천선생의 평생스승이신
三餘齊 金 台均 선생을 모시고
깍듯한 스승,제자로 지내는 모습은
세상에서 보기좋은 모습중에 가장 으뜸일것이다.
삼여제 선생님과 나와의 오랜 인연으로
스승을 닮는 제자의 모습을 보면서
스승과 제자를 함께 인연맺고 사는 내가
참으로 행복하다는 생각을 한적도 많았었다.
오늘 그 남천 선생이 서도 생활 40 년만에
처음으로 첫 전시회를 가지니
본인은 말할것 없거니와
지켜보는 나도 마음 설레고 흥분된 마음이 된다.
행사장을 메운 하객들의 면면과 그 폭 넓음은
그가 어떻게 살았는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며
우중을 마다하지않고 경향 각지에서 찾아와
축하해 주는 모습에서 참 복된 인생을 사는
오늘의 선비 한사람을 가까이 두고 보는
행복을 함께 맛보게 된다.
이들 축하 하객중에 마침
같은 서도의 길을 걷는
한림대학 석좌교수
中觀 黃 在國 교수는
동기 친구이기도 하고 내외종간 친척도 되어
반갑고 더더욱 같은 길을 걷는 사람을 보는 재미로 더 신났다.
석전대제 행사로 함께 안동을 찾아온
최 종민 교수와 전 병문 교장과 함께
이수다원 찻집에서 정담을 나누며
좋은 하루를 보내었다.
이번 주말까지 전시가 계속되니
관심있는 분들의 관람을 권하고 싶다.
마침 도록의 권두언을 쓰시기도 한
안동대학교 동양철학과
안 병걸 교수님이
오는 목요일 저녁에,
우리 논어 공부하는 동아리 회원들을 위해,
이곳 전시장에서
작품으로 써둔 성구들을
자세히 해설해 주시는 특별행사도 해 주신다니
기쁨이 두배일것 같다.
벌써부터 그날이 기다려지는건
그림으로 보이는 서예 작품의 글들이
혹시라도 내 마음에 담겨 안기면
마음의 곳간이 넉넉해 질수도 있을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