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내동기들

처서(處署)인 가을의 정취 (진구/作).

아까돈보 2011. 8. 24. 00:04

 

 

 

 

 

 

 

 

 

 

 

 

 

모기의 입이 삐뚤게 된다는

처서를 보내면서

여름 가는 소리가 계곡에 자지러진다.

 

맑아진 개울물 소리가

맑고 해맑기도 하려니와

풀벌레 소리가  쏘프라노로 높아지고

여치가 가을 마중을 나와 있다.

 

해지고 달뜨는 밤이면

고은 모습으로 피어났다가

은은한 향으로 여름지는 밤을 애태우다가

새벽 이슬을 마음껏 몸에 바르고

이내 잎새를 옹다물고

다시 오는 밤을 기다리며

하룻해를 지루하게 조름으로 달랜다.

 

그래서 달맞이 꽃이라고 한다나...

 

그러나 이 정감나는 이름에도 불구하고

머나먼 타국에서 흘러와

다문화 가정이 되어

개울가를 쭈욱~ 줄지어 서있다.

그의 고향은 남미의 어느 산골이었다나 뭐라나...

 

 

이제 지루하게 우리를 맑은 하늘과 갈라놓고

뜨거운 햇살과 입맞춤할것을

그렇게도 한사코 막아서서 애타게 훼방을 놓더니

서둘러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쫒겨

한밤에 야반도주하듯

기~인 꼬리를 끌고

산넘어 도망을 가는걸

이 신 새벽에 보는 달맞이 꽃들은

다 보고 웃고 서 있는지 모른다.

 

처서라---

 

절기가 무섭다.

한밤에 이불을 끌어당겨 덥고

긴 소매옷을 서둘러 꺼내 입게 하는걸 보니...

 

 

 

 

 

 

 

 

 

 

 

 

 

 

 

 

 

 

 

 

 

 

 

 

 

 

 

 

 

 

 

 

 

 

 

예안 향교에 있던

100 년 묵은 < 안동 무궁화 > 가

늙어 죽고난후,

 

용케도 우리집 대문가에

후계목 하나가 시집와서

아름답고 앙증맞은

바람개비닮은 꽃잎을 피웠다.

 

마치 새댁이 첫아이를 낳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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