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내동기들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진구/作).

아까돈보 2011. 10. 21. 18:31

 

 

 

 

 

 

 

 

 

 

 

 

 

시월이 오면

물돌이 동네에도

가을이 오고

병산 암벽은 만산홍엽을 준비한다.

 

어느해 대구서 온 시인 한분을 안내하며

병산서원앞 강가,  모래톱 가장자리에

느긋하게 앉아 앞으로 흐르는 잔잔한 강물너머 병산을,

뒤로는 병산서원을 번갈라 바라 보면서

몇번을 와서도 보지 못하던 진면목을 본적이 있었다.

 

시월 마지막 주말로 기억하는데

병산의 암벽은 붉고 누르고 만산홍엽이 불타고 있었는데

오후 서너 시쯤이어서 해가 산넘어가느라 바빠서 그런지

마치 파노라마를 보는듯

 화려한 단풍이 시시때때 색을 갈아 입고 있었다.

그 오묘한 색의 절묘한 파노라마를 아직도 잊을수 없다.

 

더더구나 그 화려한 색의 변화에 맞춰

그 앞 강물에 자잔한 분수가 일제히 춤을 추는데

피라미들이 오후 숨이 가빳는지

일제히 물위로 뛰어오르느라 마치 분수같아 보였다.

지는해를 받아 비늘로 반짝이고

튀는 물은 그 빛을 받아 오색으로 빛났다.

 

하아얀 모래톱 끝 가장자리에서 벌쳐지는

이 < 자연의 신비 > 동영상 을 보고 감동을 받아

나는 안동의 제 1 경은 무조건 이것으로 꼽아

안동의 속살을 보고싶어하는 친지에겐

꼭 늦가을 이곳의 진경산수 보기를

추천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누구든 이달 말

단풍이 화려한 빛을 자랑하거던

병산서원 앞 강가 모래밭에서

오후 서너시쯤 지는 해를 맞으며

느긋하게 이 장관을 보기 바란다.

 

시월 초,   손님을 안내하느라

하회를 돌아 보는데

마침 하회별신굿 탈놀이 보존회,   인간 문화재 

이 상호, 김 춘택, 임 형규를 포함한 회원들이

상당에서 신내림을 해서 하당으로 향하는 일행을 만났다.

 

70 년대초 이들은 안동문화회관에

새파란 젊은이들이 의욕에 차서 모여

탈놀이 보존회를 만들고 연습에 연습을 열중하여

오늘의 인간 문화재까지 이르렀다.

 

그들의 지난 시절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던 인연으로

한분씩 돌려세워 디카를 들이대었다.

 

양진당, 충효당에서 담연재

그리고 만송정 숲까지 휘 한바퀴돌아 나오는데

하늘은 유난히 푸르러 솜털같은 꽃을 하늘에 수 놓고

강물은 마치 손에 물이라도 들것같이 푸른데

부용대가 음전한 자태로 중심을 잡고 있다.

 

영국여왕이 다녀간 흔적이 쪽마루로 남아있고

충효당 안채는 예 그대론데

종부였던 < 內訓 , 내 훈 >의 저자인 박 필순 할머니는

그저 내 마음에만 남아 있다.

 

내가 만든 규수학당에 와서 강의를 할때

사회의 모든 일들 모두는

집을 지키고 있는 안주인 할탓이라던 말씀이

오늘은 유훈이 되어 귓가를 멤돈다.

 

이곳을 다녀가는 만송정 숲에서 도시락 먹는

유치원 아이들도

무언가 가슴에 소중히 담아 갈게 있을라는지?

 

하회는 와서봐도 모른다하고

담연재 주인 탈렌트 류 시원만

만나고 안다면서 돌아가는게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