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내동기들

논뚜락의 벼가 고개를 숙이고(진구/作).

아까돈보 2011. 10. 21. 21:43

 

 

 

 

 

 

 

 

 

 

득심골의 가을은

골짜기에 누렇게 익어가는

논뚜락의 벼 익는 냄새와

벼이삭 서걱이는 소리에서 부터 시작한다.

 

나는 논뚜락 갈라진 속에 시선이 가지만

메뚜기 떼들은 고개숙인 벼이삭에 매달린다.

 

며칠사이에 벼가 고개를 깊게 숙이고

벼이삭 볼도 알알이 부풀어 올랐다.

 

그저 바라보는것만으로도

넉넉하고 배가 불러오는 계절에

논사이로 갈라진 논뚜락을 곤드랍게 지나가면

메뚜기 잡던 떡개구리가 눈을 멀뚱거린다.

 

도회지 아스팔트에 할일없이 거니는것보다

이렇게 논뚜락을 헤집고 다니는 재미가

얼마나 다행스럽고 고마운지

득심골 산길을 오르내리며

새삼 기쁨을 누린다.

 

이제 가을도 깊어가니

저 논바닥도 맨몸을 들어내리라

마치 단풍잎 지고 맨몸을 들어낸 나목같이...

 

그렇다 사람이나 자연이나

모두를 떨구어 내고 비우면서

시작했던 처음으로 돌아가는것이지.

 

이렇게 논뚜락에선

철학도 하게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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