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름다운 세상에서
착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을 다 만나 보았다.
어떤이들은 가까이에서, 어떤이들은 멀리서...
류 강하, 베드로 신부님의
선종 1 주기 미사에서 소개된
신부님의 마지막 남긴글의 일부이다.
아예 그리 긴글이 아니니
아래에 모두를 적어본다.
" 아프리카에서 돌아온 이후 나는 이 아름다운 세상에서 착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은
다 만나 보았다고 생각된다. 어떤 이들은 가까이에서 어떤 이들은 멀리서.....
의학적으로 나에게 내려진 진단은 급성 폐섬유증!
늙어서 오는 질병이기 때문에 피할수도, 완치할수있는 질병도 아니다.
더 오래 살아남고 싶지도 않다. 긴 세월동안 잘 쓰게 하신 하느님의 배려에
감사하지 않을수 없구나. 하느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호흡이 가쁘면서 기침을 시작하게 되면 내 온 몸 안에 있는 모든 조직들을
긁어 토해 내는듯해서 견디기가 참으로 고통스럽다.
더 이상 움직일수 있는 형편이 못 된다.
그래도 남은 마지막 여력이 있을 때까지 무엇인가 해야 될것 같다.
. . . . . . . . . .
하느님이 만드신 이 세상에서 즐겁고 기쁘고 떳떳하게 살다가
이제 나는 하느님께 가는데 어찌 즐겁지 않겠는가?
잘못도 많이 했지만 하느님 자비가 넘치는 이 세상에서 나는
마지막 최선을 다해 주님 품안으로 달려간다.
우리 거기서 만나자 !
선종 1 주기 미사에서
권 혁주 주교님이 소개해준 이 글은
돌아가시기 6,7 개월전에 쓰신 마지막 글 이었는데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그리고 오늘 미사에 참석한 모두에게 큰감동을 주신다.
권 혁주 주교님은 강론 말씀으로
믿는 이들이 가지는 ' 산 이들과 죽은 이들의 관계 '
그러니까 죽음을 새로운 삶으로 옮아가는 과정이라고 말씀하셨는데
특별히 교회가 죽은이들을 기억하며 기도드리는
11 월 위령성월에 돌아가신것도 특별한 의미가 된다고 하셨다.
뒤에 들은 이야기지만 먼저 선종한 형인 류 건하 선생의 기일도
같은 달이어서 류 신부님이 형수에게 형의 기일을
몇번씩 물었다는 이야기는 그냥 지나쳐 들리지 않는다.
신자들은 위령성월에 하느님 나라로 가길 소원하는데
그것도 또한 이러한 의미에서 그러하리라.
" 우리 거기서 만나자 ! "
신부님이 마지막 글, 마지막 맺음말이
우리 거기서 만나자 였다.
류 신부님이 가장 존경하고 따르고자 하였다는
두 봉 주교님의 신앙고백도 소개해 주셨는데
" 저는 예수님이라는 분에게 탄복한 사람이다.
저는 예수님이라는 분에게 반한 사람이다.
에수님이라는 분에게 사로잡힌 사람이다 "라고
고백하였는데 이는 스무살도 되기 전에 먹은 마음이란다.
지금 신부된지 50 년이 넘은 오늘까지
그 마음이 변하거나 달라진 적이 없었다 고 회고 하셨다고 한다.
이렇게 예수님에게 반하여, 탄복하여, 사로잡혀서
평생을 변하거나 달라진적이 없는 삶을 살았던 분이
오늘 우리가 간절한 만남을 하고 있는 류 신부님이 아니었을까?
류 강하 신부님도 소외된 사람들과 가난한 사람들에게
한결같은 관심과 사랑으로 평생동안 일관된 삶을 살으셨다.
난지도,영등포역전, 마지막 아프리카 케냐까지
언제나 그들을 특별히 챙기고 아픈 마음으로 일관 하셨다.
돌아가시기 얼마전에
이런저런 이야기로 앞일을 계획할적에
아직도 이런 일을 계획할수있음이 기쁘다고 하셨는데
함께 하려던 병원 아픈이, 노인들의 보살핌은
저 세상에서 또 열심일 것이다.
오늘 복음이 기름을 준비하는 열 처녀 비유였는데
등잔은 류 신부님인것 같고
우리는 기름일수 있다는 생각이 스쳐간다.
우리가 기도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일관하고
이웃의 아픔을 함께 하는 삶을 산다면
계속 기름을 준비하여 불을 켤수 있도록 할수있다면
류 신부의 등잔엔
밝은 빛이 온누리에 빛날것이다.
비는 내리고, 겨울을 재촉하는 가을 비는 내리고
우리의 아린 눈물을 대신하는 비가 내리고,
신부님 묘소로 가는길에
잎떨군 산수유 붉디붉은 열매에
그 눈물이 맺혀 떨어지는것이
우리 마음을 상징하는듯 하여
잠시 그것을 들여다보며 상념에 젖었다.
이런저런 신부님과의 엮어진 인연을...
남겨진 가족들, 맏형님, 막내여동생과
정담을 나눌수 있는것도 오늘 우리에겐 기쁨이다.
투병하시다가 짜증이 나신 류 신부님이
아유, 주님이 날 사랑하지 않으시는가?
빨리 데리고 가시지 ! 하시면서 그리도 소원하셨는데
그 좋은 세상에서 영원한 안식과 복락을 누리실 것이기에
우리 거기서 만나자 ! 하셨을 테지...
미사후 함께 보는 영상물,
그 마지막 장면에
붉은 석양을 보시고 계시는
신부님의 모습이 아련하게 다가선다.
주님! 류 강하 ,베드로 신부님에게
영원한 안식과 편안함을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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