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내동기들

대구, 가산 산성에서 낙조(진구/作).

아까돈보 2011. 12. 10. 15:04

 

 

 

 

 

 

 

 

 

 

 

 

 

 

 

 

 

 

 

 

 

 

대구 가산 산성을 오랫만에 찾았다.

 

여러해 전에 안동문화연구회 답사로 다녀간뒤

참으로 여러해 만이다.

 

팔공산이 카페촌이 되고

한티재가 큰길로 뚫리고

그 가장자리에 온갖 음식거리가 늘어서고

따라서 가산산성은 이것에 포위된 셈이 되었는데

 

그래도 가산산성은 말끔히 정비되어 있었다.

 

마치 시집온 새댁이 분단장을 하고

헤픈 웃음을 하고 마당에 나선듯 느껴졌는데

오늘 내 심사가 그리 편하지 않아서 그랬는지 모른다.

 

마침 큰 눈이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보는 낙조라니

더 애잔하게 느껴지는데

그것도 가산 산성 누마루에서 기둥사이로 바라보니

이곳 풍광도 보기엔 정말 빼어나다 할것인가?

 

사실 난 오늘 가산산성을 앞대문으로 둔

해원정사 절집에 들릴일이 있어

법당에 앉아 있어보니

정구업지는..... 하고 시작되는 불경이 귀에 익숙하고

목탁을 덧대어 울리는 노승의 목소리가 심금을 울린다.

 

성당에 다니는 내가

법당에서 듣는 노승의 염불소리에

마음을 빼앗기는걸 보면

아직도  不動心 그걸하기는 틀린가 보다.

 

절 뒷간을 찾다가 우연히 절집 뒤에

영구 불망비를 죽 세워두고

비각까지 잘 갖추고 주변도 잘 다듬어진것이 이색적이다.

 

무슨 사연인지 모르겠으나

절집에 어김없이 있는 칠성각이나 산신각 만큼이나

참으로 잘도 어울린다.

 

돌아오는 길에 들린

풍산사는 동생이 새로 만든

일직 백합 농장을 늦은 저녁에 돌아봤다.

 

규모도 그렇고 심겨진 백합도 많아

보기에도 고생한 흔적이 역력히 보이지만

앞으로 감당할 일이 여간 걱정이 아니다.

 

함께한 집사람은 이곳이 대박나는 터전이 되었으면

기도하고 기원하지만

나로선 그저 걱정만 이어지니...

 

오늘은 또 사연을 새기며 지나갔고

내일은 또 우리를 어떤 그림으로 다가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