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내동기들

혼자 거니는 산책길 월영교 - 처음처럼.

아까돈보 2014. 11. 2. 01:53

 

 

 

 

 

 

 

 

 

 

있으라고 이슬비가 오는것도 아니겠지만

가라고 가랑비가 온종일 내려

스잔한 마음을 적시고 있다.

 

가을비가 내리는 10 월의 마지막날,

우리집 바깥뜰 월영교 호반에는 가는 가을을 이별하여

가랑비가 줄기차게  아린 가슴을 씻기듯 내리는데

나는 빗속을 한가하게 혼자 거닐고 있다.

 

가는 가을을 뜰밖에까지 나가서 손짓하며 보내드리고

가슴에 젖는 추억을 디카로 담아 간직하려고...

 

괜히 물안개피는 호반을 거닐다 보니

가을을 그리는 화가나 된듯 스켓치에 열중이고

시어에 서툴기만 하는 시인이나 된듯이 안개낀 월영교를 읊는데

우산속엔 내리는 빗소리가 관음을 소리내고 있는데

혼자 호젖하게 거니는 산책길이 분위기는 죽여준다.

 

호반에 봄이면

하이얀 꽃비가 내리듯 벗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이렇게 가을이면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백일홍 배롱꽃같이 붉은 그림을 그리고

겨울이면 강변이라

성에가 하이얗게 설화로 피어나 꽃처럼 예쁜게

이곳 우리집 바깥 정원,  월영교의 사계인데,

 

오늘은 빠알간 꽃이 화들짝 피어난듯

물안개 머금고 은은하게 피어나서

이곳을 찾는 아줌마 부대들의 마음을 자지러지게 한다.

 

그것뿐이면 자랑도 그냥인데

월영교 바깥뜰을 한바퀴 돌고나서

안동댐 바라보고 조금 벗어나 걸어가면

아스라이 노오란 은행의 행단이 줄을 이어 바라 보인다.

 

붉으면 붉어서 마음을 아리게 하고

은행 노오란 눈아린 색깔에도

가슴을 누우렇게 멍을 들게 한다.

 

안개를 바닥에 깔고 앉은 은행나무 길다란 거리엔

추억을 만들고 줍는 사람들이

무엇이 그리도 안타까운지 바닥에 주저앉아

지천으로 떨어져 내린 은행잎을 줍고 있다.

 

자,  이 정도면 아파트 안방 아랫목에

이렇게 떠나가는 가을의 이별소식을

제대로 일기로 써서 보내는

 영상택배는 마음에 들게 했는지 모르겠다.

 

미국있는 친구가 생각난다.

 

한국의 가을을 알뜰히 보내 주는건데

벌써 하얀 겨울을 택배받는건 아닐런지...

 

 

 

 

 

 

 

 

 

 

 

 

 

 

 

 

 

 

 

 

 

 

 

 

 

 

 

 

 

 

 

누가 이런 장난을 했을까 ?

가을 지나 겨울이 오고 있는 문턱에

내년 봄에 필 진달래 가져다 놓아

참 화들짝 놀라게도 하고

안스럽게도 하고...

 

 

 

 

 

 

 

 

 

 

 

 

 

 

 

 

 

 

 

 

 

우리집 안뜰엔

무우 말랭이가 안개에 젖고

곶감 꼭지 빠지도록 비가 내리고...

하늘은 가끔씩 이렇게 짖꿎기도 하지요.

그러거나 말거나 유자인지 귤인지

그저 배부른 자랑하느라 주렁주렁 매 달고

 제혼자 좋다고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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