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꽃 흐드러지게 피어 괜히 접시꽃 같다던 당신을 생각나게하는 6 월도 다가는 불타는 더위에 숨가쁜 오늘, 우리는 정이 유별난 친구 류 교장댁에 모여든다.
오지도 않는 마른장마가 목마른데 기다려지는 비에 몸을 적시고 싶은건가 접시꽃은 꽂꽂이 하늘을 향해 눈을 치켜 뜨고 도열해 선채 붉게, 아니 붉다못해 검붉은 웃음으로 우리를 반기며 두손을 벌리고 줄지어 서 있다.
몇차례 채근하기로 저혼자 보기에 아까와 흐드러진 꽃잎이 지기전에 와서 보라는 성화가 있었는데 6 월이 지기전에 꽃 보러 우리는 경성재를 찾아왔다.
친구 류 길하 교장은 꽃 핑게 하고 또 수박에 꿀찍어먹었으니 이번엔 물외를 꿀찍어 먹어보라면서. . .
신선으로 살더니 꿀벌과 동무해 살더니 무엇이던지 꿀찍어 먹으라면서. . .
세상에 달디단 수박도 꿀찍어 먹냐며 여러친구들의 핀잔을 혹독히 매질당한적이 있는지라 이번에도 물외를 꿀에 찍어 먹었다면 친구들은 아이도 베지않았는데 또 얼마나 배가 아파할꼬 ?
거기다가 글세 위스키에 꿀타서 먹는 꿀스키, 참외까지 꿀에 찍어 안주 하라면서 내어놓는 꿀안주, 술 안먹는 나보고는 꿀물 타다 자꾸 권하고... 이쯤되면 친구들 속상해서 이글 스케치를 요기까지만 읽고 말겠다. ㅋ ㅋ ㅋ
올해는 유독 벌꿀들이 집에 자꾸 들어와 수십통을 늘였다는데 나보고 누구 벌 먹일사람 있으면 가저가라면서 인심좋은 얼굴을 넙데데하게 내밀며 웃는다.
집에 좋은일 있으면 벌이 들고 좋지 않은 일이 있는 집엔 있던 벌도 집나간다는데...
그동안 자주 들락거렸는데도 오늘 와서 보니 또 문경돌로 자연석 조경석으로 밭뚝을 쭈~ 욱 길게 쌓아올려 멋을 부리게 조성하였다. 바닥도 모양좋게 돌을 깔아 모양내고. . . 참, 참, 참 !
이사람 류 교장은 언제 이 억척을 그만두려는지 ?
꽃도 지천으로 다투어 피어 숲을 이루고 그 그늘엔 칠면조 거위와 토종 닭들이 떼를 지어 드나들고 검고 희고 멍멍거리고 꽥꽥거리는 개들은 또 몇마린지 구석마다 왕왕거리는데 우리는 보신탕만 자꾸 떠올리는데 마릿수를 셀수가 없을 지경이다.
재미삼아 누군가 여기와서 또 저 많고 많은 꿀벌중에 여왕벌이 얼마냐고 그 수를 세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 전포정 > 이란 이름표를 단 연못에 걸터앉은 정자에 멋스런 폼으로 술 한번 실컨 먹는게 소원이라는데 마주 대거리 술마실 사람 못찾아 외로와져 있는데 애꿋은 연꽃만 많이도 모아 놓았다.
또 < 숭모각 > 은 무엇이고 < 풍경 소리 > 는 또 무엇인지 종도 달렸고 쑥도 걸렸고 마늘도 매달아 놓았는데 생긴게 곰 같더니 마늘 먹고 쑥뜸하며 몇날 며칠 이 장원 꾸미며 살다가 정말 신선이나 되어 또 우리를 놀라게 하는게 아닌지 모르겠다.
마당에 걸어놓은 저 무솥 가마솥에 저 검둥이 잡아 삶고 마늘에 쑥에 좋다는 갖가지 담가놓은 과일 술에 각종 엑기스를 다 모두어 먹어치우고 우리는 거~ 하게 이세상 신나는 소요유나 하는 것이고...
쓰잘데 없는 농으로 흰 소리 하고 있는 나도 꿀 달달한것 마시고 꿀먹은 벙어리될까 지껄이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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