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
멀리 있어도
함께 있듯 느끼는 사람도 있고
한번도 만나지 못한 사람도
아주 가까운 동반을 할수 있다.
나는 아주 행복한 인복을 타고 나서
옷깃만 스쳐도 평생을 동반하는
이러저러한 분들이 한둘이 아니지만,
코흘리개 초등학교 선생을 잠깐 하였음에도
5,~ 60 년을 오고가는 고마운 제자가 있다는게
정말 소중하고 신기한 생각까지 들 정도이다.
오늘 소백산 비로사 가는길,
삼가동 자그마한 호숫가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사는
이제는 함께 세월을 셀 정도로 같이 늙어가는
평생지기 제자들이 나를 초대하였다.
영주서 초등학교 교장으로 근무하는
부군따라 이곳에 와서 살면서
전원이 좋다면서 크고 좋은 아파트를 두고도
이곳에 자그마한 별장하나를 짓고 드나드더니
이제 혼자몸이 되더니 아예 이곳을 살림집으로
한층을 올려 증축하고
거기다 제 취향따라 황토방 별저를 따로 하나 마련하였다.
텃밭이 제법 컷었는데도
흙을 도두어 잔디를 깔고 정원을 다듬고 연못도 만들고
아예 뒤에 있는 과수원을 사들여
커다란 뒷 밭을 조성하고 층따라 춘양 각화사 돌을 구해다
축을 쌓아 멋을 부렸는데 제대로 된 전원주택이 되었다.
2 년간을 공력을 들였다는데
마침 명장 목수를 만나 죽이 잘 맞아
한옥 별저는 지금까지 봐 왔던 집 중에
제일 마음에 드는 집으로 보인다.
하회 양진당 문설주나 가로목이
휘면 휜데로 부재를 써서 한껏 멋을 부렸는데
이 집도 아주 제대로 된 멋을 부린것 같다.
나중에 목수를 만나 들은 이야기로는
헌 고가옥 세채를 모아 한집을 만들었다 한다.
2 층 새로 넓힌 공간은
누가 와서 머물어도 지친 몸이 가뿐해질 정도로
이것저것 신경을 쓰기도 했고
넓은 창을 통해 바라다 보이는 경관이
저절로 신선이 되어 하늘을 나를듯 하다.
나보고 언제나 와서 머무라고 초대하는데
이런 호강을 어디에 누리겠는가 ?
동행한 김 귀동 ( 봉화부군수 역임, 멀지않는 친척매형 )은
공무원 평생한것보다 자네 6~7 년 선생했는게 낫네 !
이런 호사를 누리는 제자들을 가질수 있다니 한다.
샘이 나서 하는 흰소리지만 나는 참 제자복도 많다.
텃밭에서 가꾼 반찬과 소백산에서 얻은 산나물로
정성을 다하여 차려내온 점심은 맛도 맛이려니와
마음을 읽을수 있어 더더욱 달고 달다.
어려서 어렵게 살아왔고
아이 키우느라 고생도 말이 아니었지만
나중엔 부군 이교장의 병수발에 진이 다 빠질 지경인데도
이런 꿈을 뭉개지 않고 여물게 간직했다가
기여코 이렇게 이루어 내었음이 정말 대단하다.
하 자랑스러워
나라도 와서 봐 줄것을 원했다 하니
오늘 우리는 옛얘기 추억하면서 뿌듯한 자랑에 취한다.
고생을 새로 장만하였다 싶었는데
꿈 꾼것을 이룬걸 좋아서 저리 좋아하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하늘을 걸어 오른다.
맛있고 정성들인 점심 먹고 힘이 솟는데
이참에 더 좋은 명당이 있고 거기에
이집 지은 목수 스승이 있다면서
기여코 나를 소개하겠단다
혹, 마음을 열면 명당하나 줄지 모른다고 꾀면서. . .
명당 터가 탐이 나서가 아니라
하늘거리는 화사한 가을 코스모스가 마음을 잡아 끌어
우리 일행은 봉화 두메 산허리
문수산 명당골짜기로 또다른 인연을 만들러
기분좋은 나들이를 나선다.
하, 사노라면
이런 좋은 날도 있는 것이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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