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들어서는 입동절, 나는 겨울을 맞이하고 가을을 전송하려고 우리집 바깥마당, 월영호반을 걸어본다.
기다리는 사람도 없건만 그저 아린 마음이 되어 서성거리는데 하릴없는 만추의 현란한 단풍은 왜 또 이리 아름답고 눈부신가 ?
내 마음을 읽어 그런지 가는 세월을 세는 가랑비는 가을비 치고 사흘씩 흩뿌리고 푸욱 젖을만 한데 철새들도 덩달아 서럽게 끼욱거리며 울고 있어 혼자 서성거리기엔 참 어울린다 하겠다.
자꾸만 빈 의자에 떨어져 앉아 있는 낙엽 몇잎이 눈에 밟히고 잎 떨군 맨가지에 달린 눈물닮은 물방울에 마음이 머문다.
누군가 그랬다지 ? 봄엔 누구나 노래를 하고 가을엔 누구나 시를 읊는다고 . . .
그래 닮았다. 저 눈부시도록 빛나는 빨간 단풍이 내 속에 추억으로 달아오른 마음이...
그래 또 닮았다. 저렇게 비를 맞고 서있는 입 떨군 맨가지에 달린 물방울에 비친 내얼굴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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