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별난 사람중에
이 분도 어지간한 별난 분이다.
30 여년전
나는 로타리클럽에 가입하고
나보다 조금 먼저 입회해 있던
안과의사 한분을 사귀게 되었다.
자그마한 체구가 나와 비슷하기도 하고
자잘굿은 장난끼하며 곰살맞은 성격이 좋아서
우리는 지금까지 동반자같은 친구로 지내고 있다.
교회 장로이면서도 조금은 자연스럽고 자유스러워
가끔씩 농담으로
나는 성당에 가 있어야 할 사람인지 모른다고 하면서
나와 술친구가 되어 주기도 하고
남에게 잘 할수 없는 속 깊은 속내를 들어내 주기도 했다.
나도 입장 난처하고 곤란할땐 곧잘 그를 찾아 도움을 요청하곤 했는데
한번도 나의 부탁을 거절한적이 없는걸 보면
어지간히 내가 인복이 많은것 같다.
그래서 어려운 시절 안동에 문학활동의 영역을 넓혀야 한다는 나의 권유로
수필동인회 회장을 맡아 출판비를 선뜻 모두 책임져 주는가 하면
이 육사 연구회를 처음 만들때도
역시 그를 찾아가 무조건 맡으라고 떼를 ?다.
항상 맡길때 레퍼토리는 똑같은 논리 였다.
당신은 의사지만, 지역에 기여도 적극적으로 하는 행동하는 의사이고
또 의사이면서, 글을 잘 쓰고 또 독서량도 많으니 문인일수도 있고
청도가 고향이니 고향 떨거지 (?) 부담에서도 자유롭고
최 씨니 안동의 큰 성씨 하고도 얼키는게 없으니,
아, 하나 더있다! 학교도 여기 출신이 아니어서
어느 학교 출신이란 꼬리표에서도 자유스러우니
당신 만한 적임도 안동선 찾을수 없다!
뭐 대충 이런 논리로 설득하면
당신 권하는걸 내가 언제 거절하는것 봤냐? 하면서
웃으며 그냥 수락하고 만다.
언젠가 이 지역 출신 국회의원이 후원회를 만드는데
나보고 도와달라고 해서 기다려 보라고 하고는
또 찾아 가서 염치없이 도와주라고 권했더니
나중엔 후원회 회장을 맡아 지원유세에 동원되기도 하는 곤욕도
서슴없이 맡아주었던 그 였다.
그래서 지금도 나는 그에게 빚이 많은 셈이다.
그런데 글세 , 오늘은 갑자기 색스폰을 메고
단상에 나아가 멋들어지고, 간들어진 연주를 하고 있다.
이건 내가 말렸는데도 말이다.
남 앞에 하는 연주란 어지간 해야지
듣는 청중이 힘들고 괴롭게 들어야 한다면
그렇게 나서는게 아니라고 퉁을 준지 한해밖에 안되었는데,
또 나서서 연주를 한것이다.
그런데 오늘 은 어찌나 연주를 잘하는지
초심자 같지않고 정말 멋들어진 연주를 하는것이 아닌가?
내가 멀쓱해질 정도니까 대단한 실력이다.
어지간히 열심히 노력했나보다.
70 노령에 의사나 할일이지
문학하랴, 이육사문학관 이사장 맡아 행정하랴
년전에 정치인 후원하랴
이제는 연예인 넘보고 있으니
나와 함께 안동에서 안끼~는곳 없는
별나고 별난 의사다.
그래, 우리는 이래 살고 있다.
남이사 뭐라하든지간에 열심히 살고
뭐라도 도와달라면 적극적으로 돕고
가끔씩 욕도 씨~게 얻어 먹으면서 말이다.
언제까지가 될런지 모르지만
이렇게 동반자 되어 살면 좋으리라.
지난 몇년전 중국 공자 고향인 곡부와 자매결연을 위해 가자면서
병원도 쉬어가며 하라고 했더니
" 까짓거 몇일 더 살아버리면 되지 ! " 카면서 일주일을 따라가더니
이번에는 내가 쓰는 성지순례 이야기를 보더니 그러는가
느닷없이 오늘은 성지 순례 좋던가 묻는다.
한 일주일 다녀온다면서....
아~아, 들 보는데 아무것도 못한다고 하더니
이 별난 의사 한테 아무것도 못하겠다 글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