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 봄이 시작하는 주말에
진모래 득심골에도
살랑이는 봄바람타고,
봄새악시가
살며시, 그리고 배시시 웃었을 뿐인데
제풀에 자지러져,
겨울잠을 깬 개구리떼는 개굴, 게개굴 합창으로,
바윗돌에 새까맣게 말라붙었던 이끼조차도
파릇 생기를 돋우고,
하,~ 가만히 들여다 보니
아기볼에 달라붙은 밥풀같이 자그마한 봄꽃이
아니 글세 수줍게 웃고 있지 뭡니까?
아래 사진을 보면 아실테지만
며칠전에 큰 아들이 큰마음먹고
디카중에 명가라는 FUGI X 10 을 사 보내주었다.
얼마전 가족들이 청주 작은아이집에 모였을때
괜히 실없는 소리로
산지 채 1 년도 안된 디카 케논 카메라를
중국 황산에 가서 황산 3 절에 취해서
그만 땅에 떨어뜨려 렌즈카바를 깨트려 버렸다고 얘길하고
수리가 가능한지를 얘기했는데,
이를 영글게 줏어들은 큰아이가 지나가는 이야기로
아버지는 카메라가 그래가지고 되겠냐면서
조금 나은 것으로 바꿔 주겠다고 했었다.
사실 막내 아이가 애써 좋은 카메라를 사주었는데
그걸 깨트려 버렸으니 무안하기도 하려니와
그저 괜히 미안해지는데 더군다나 큰놈이 덜컥 사주면
막네아이가 조금이라도 마음 서운한 구석이 생길까
대답을 얼머무렸는데 속도 모르고
막네 아이는 사진동아리 회원경력을 자랑하느라 제가 나서서
조금 나은 카메라를 장만하려면
주머니에 넣어가지고 다니기도 좋은, X 10 이 좋을것이라고
큰아이를 부추기고 나서는게 아닌가?
집사람도 자꾸 디카에 열중하는 나를 보고
아주 못마땅한 터에 또 카메라를 바꾼다니 잔소리가 많을터
그저 그러고 얼머무리며 수숩을 하고 끝내었었다.
그런데 새 디카를 보내왔고
막내아이가 카메라 안부를 또 물어와서
이젠 할수없이 얼굴 두껍게 들고 다닐수 밖에 없게 되었다.
마침 날도 따뜻해진 주말 오후
카메라도 손에 익힐겸 산책길에 들고 나섰더니
득심골 아이들이 개울가에 재재거리며 물에 들락거리며 놀더니
내가 지나가니까 할아버지, 또 사진 안찍어요? 하고 놀린다.
그래 찍어보자 하고 디카를 들이대니까
아이들이 까르르 웃으며 다가와
비닐 주머니에 담은 피라미 한마리를 보여주면서
집에 가져가 어항에 넣어 기르려 하는데
이걸 꼭 찍어 가세요 한다.
그래서 야, 피라미를 잡았구나 하고
요리찍고 조리찍고 하니까
똑 떨어지는 소릴하는 계집애 하나가
할아버지 그거 찍어 뭐하려고 하나요? 한다.
그래서 인터넷에 올리려고 하지? 하니까
그럼 지난번에 찍은것도 올렸어요? 한다.
그래 ! ~ 했더니
아저씨 ! 어디에 올렸어요? 하는게 아닌가?
아! 요놈이 호칭부터 아저씨로 승격을 시키네 ! 싶었는데
< 고타야 > 카페라는 다음 카페에 올리지 했더니
집에가서 들어가 봐야겠다 하면서
아주 친근하게 그리고 카페 주소를 묻는등
마치 제 친구대하듯 하는게 아닌가?
아이들도 웹 친구는 금방 쉽게 소통이 되는 세상 !
참 재미있다 싶기도 하고, 어이 없다 싶기도 하다.
혹시 이놈들이 정말 찾아들어오면 어쩌지? 하는
괜한 근심거리를 얻어갖고 돌아서는데
저희들끼리 아저씨도 사진찍어 올린다면서
아주 제 친한 친구를 만난듯 모두가 얼굴을 치켜들고
눈이 반짝반짝 빛나는데 웃음이 하나가득하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보여줄겸
새로 산 디카의 속성도 익힐겸
우선 매크로, 그리고 수퍼매크로 모드를 사용하여
이끼와 쌀낱같은 작은 봄꽃, 밤송이들을
접사로 찍어 보았다.
역시 기능은 명성답게 아주 정밀한것 같다.
지난번 디카는 접사를 해보면 촛점이 잘 안맞아
사진이 퍼지거나 흐려서 못쓰게 되었는데
아주 자~ 알 찍히는게 아닌가
역시 좋은 카메라가 뭐가 달라도 다르구나 싶다.
점심 먹을 약속을 했던
우리 쓰죽 컴푸터 동아리 멤버들이
예안의 요촌, 주진다리 주막집에 모였다.
그동안 몇달은 휴강했던 컴푸터 교실을
새봄맞아 부활시키고 또 열심히 배워보자는 제의를 한
이 두환 전, 안동시의장이 발의하고 점심을 내었는데
역시 밥심이 컷던지 회장까지 맡게 되었다.
김 용수 교장선생님, 선배님이 지도해 주기로 하였다.
매주 한번씩 모여 컴푸터도 배우고
아, 나, 쓰죽하는 재미로 웃고 살면서 노니는데
모이자 말자 노는것 부터 챙기는데
묵호로, 서울 2차 나들이도 가기로 결정하였다.
배우는건 뒷전이고 먹고 마시고 놀러다니는게
도리혀 본업이 되는 희안한 모임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오늘은
또 행복한 하루가 되었다.
누가 그랬다고 했었다.
오늘은 행복합니다.
어제는 아니더라도
오늘은 행복합니다.
내일은 몰라도
오늘은 행복합니다.
그래! 어제도 내일도 아니고, 모르더라도
적어도 오늘은 행복한 나날 을 보내는게
우리 쓰죽 친구들의
정관세칙 1 장 1 조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