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도 쉬어간다는 바람의 언덕,
그리고 신선도 노닌다는 신선대 ,
남해바다를 여행하면서
거제에서 제일보고싶은 곳은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를 꼽았다.
그리 볼게 없다는 거제에서 제일 좋다고 하니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찾아와 보니
아주 잘 다듬어 두었고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다는게 실감이 난다.
그런데 나는 이곳에서 머언 땅끝 마을
대륙의 반대편, 유럽의 땅끝마을이라는 포르투갈의
로카 곶 < 까보다로까 > 그곳을 느끼고 있다.
지난 가을 남유럽 여행길에 만난
까보다로까 그 땅끝마을이 이곳과 닮아서가 아니라
바람을, 그것도 벼랑끝 바닷가를 나그네들의 여행지로
다듬어 가꾼 솜씨가 어지간히 빼어났기 때문이다.
바람을 팔아먹는것
벼랑끝 바닷가로 사람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
참 많이도 닮았고 서로가 통하는 컨셉이다.
별로 내세울것 없이 그저 바닷바람만 유난하던 이곳을
관광소재로 특화해서 다듬어 가꾼게
이젠 거제여행에서 첫손꼽히는 관광지가 되어 있다.
마치 안동의 호반에 조고마한 나무다리 하나를 놓아
하회마을보다 더 많은 방문객을 받고 있는
달빛고운 월영교와 같이 말이다.
역시 젊은이들은 여럿 떼를 지어 몰려다니며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때론 공중부양도하고,
또 벌받는 흉내를 내며 웃고 재잘거리는
별별 디카사진을 찍으며 재밋어 하고
멋스럽게 잘도 논다.
우리 일행들은 안올곳을 들어선듯
멀숙하게 이리저리 기웃거리다
마지못해 사진 몇장 찍고 내려서지만
그래도 나는 인증샷 몇컷을 멋지게 만들어 보려고 바쁘다.
바람이 잦아드는 고개를 넘어서니까
바다 곁에 모양좋은 커다란 바위가 보이는데
이곳이 신선대라고 한다.
신선이 노닐만큼 경관도 보기 좋다.
마치 갓 모양 같다고 해서 갓바위로도 불린다는데
벼슬을 원하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득관의 제를 올리면
소원을 이룬다는 속설도 있다고 하니
우리도 젊었으면 여기와서 벼슬을 빌었을지 모르겠다.
바윗길 로 내려가면서 보니 다도해 바다가
지는해를 등지고 붉게 물들고
기인 꼬리를 끌고 신선대를 감아 도는데
우리도 마음만은 신선이 다 되어 있다.
올려다 보니 신선이 된 우리 일행이
지는 노을에 주욱 늘어서서
실루엣으로 그림자가 되어 액자 그림이 되어 있다.
그렇지 ! 이렇게 바람도 쉬어가는 바람의 언덕에서
다도해 푸르고 가이없는 드넓은 바다를 내려다 보며
신선대 바위를 눈아래 두고 있으니
모두가 마음은 충분히 신선이리라.
신선이 따로 있는게 아니다
우리 지금 아, 나, 쓰죽하며 사는게
신선으로 사는 것이니까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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