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강릉, 정동진, 묵호를 가면서
여기 양원 간이역을 지나가면서
아이들 장난감놀이에서나 볼것같은
아주 쪼고만 간이역사를 보고 웃은적이 있었다.
오늘은 이 간이역, 양원에 와서
이곳을 돌아보면서도 믿기지 않고 하도 작아서
그저 웃으면서 돌아보고 있다.
간이역 대합실이라 간판을 단 곳 벽에 걸린
양원역 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곳이 우리나라 최초의 민자역사라는 설명에
다시 소리내어 웃고 있다.
우리가 아는 민자역사는 엄청크고 규모가 크기만해서
복합역사 환승센터 같은 백화점이나
그밖의 복합터미널 시설을 갖춘 것만 떠오르는데
한평이나 될까 싶은 이곳이 민자 역사라니 웃을수 밖에. . .
그러고 보니 여기서는 전부 한평, 두평뿐이다.
하늘도, 땅도 세평이라 했으니
민자역사가 한평만이래도 그만이라 그거다.
양원이라는 이름부터가 이색적이다.
강물을 좌우로 하여 한쪽씩
울진군 금강송면 원곡마을과 이곳 봉화군 소천면 원곡마을이
이곳에 잇대어있으니 두 원곡마을을 합쳐 양곡이라 부른단다.
합쳐봤자 27 가구 50 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을뿐이란다.
참 기가 막힐 일이다.
이 작은 마을에 지나다니는 무궁화를 비롯한 특급열차는 물론이고
서울서 출발하는 순환열차와 영주에서 철암까지 오고가는
협곡열차까지 모두다 이 쪼고만 간이역에 어김없이 서서
많은 방문객을 타고 내리게 하고 있다.
수십만명이 이곳을 거쳐간다니 기가 막힐수 밖에. . .
눈덮힌 겨울의 백두대간 협곡의 설경이야 끝내 주는것이지만
한 여름, < 8 월의 크리스마스 >로 여름휴가객을 부르고 있으니
봉화사람들이 별난건지 , 산림청 사람들의 기획이 희안한건지
우리나라에서 관광기획 중에 으뜸이라 할만 하다.
사설이 길었지만 우리 일행은
두시간의 긴 자갈밭 행군체험을 마치고
적당히 배고프고 약간은 갈증에 목마르고
또 살짝 다리가, 허리가 조금 불편해질때라
민자역사니 협곡열차니 살필 여유도 없이
어디, 어디 하고 선발대 세분을 찾아
앉자말자 시원한 탁배기 한주발과 도시락 점심을 먹기에 바쁘다.
이 맛이야 ! 하면서 입맛을 다시며 연신 잔을 부딛치며 건배하고
허겁지겁 점심을 맛있게 먹고 나더니
여기는 카피없나 하면서 별것을 다 찾고 있다.
우리 두레를 한치의 차질도 없이 준비하는
점,대,위 ( 점심대책위원회 ) 최 회장과 천세 국장님이
부르는데로 모두 갖다 주는데 우리는 그저 입만 있으면 그만이다.
사실 여기서 분천까지 다시 두시간 정도 더 걸어가
6.5 Km 를 더 걸어야 < 낙동강 세평 하늘길>이 완주 되지만
우리 일행은 무리하지 않기로 마음 먹고
가을 단풍이 끝내준다니까 올 가을에 다시 오기로 하고
양원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하고
강바닥에 내려와 앉아 정담을 나누고 술잔을 주고 받고 있다.
나는 쫄쫄 거리며 말없이 흐르는 시냇물을 처음보는 양
넋을 놓고 앉아 있다가 꺼벅거리고 잠시 졸기도 하며
유유자적 소요유의 선을 하고나니
성불할 지경까지 가다말았는데 잘못하면 부처될뻔하였따.
양원 간이역을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전망시설에 올라보니
아유~ 정말 자그마하기도 . . .
작아서도 유명하고
별나서도 유명세 얻고
입소문이 얼마나 무서운지 이제는 여기가 대세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 친구들 중에도
철도에 평생을 보낸 친구도 몇있고
서울의 병중 동기회 구 회장 춘부장도
안동역장을 엮임하셨다면서
역장을 경험한 우리 임회장님이
영암선 (영주- 철암(승부) 기념탑이야기와
구회장 춘부장어른의 사진이야기를 들려준다.
참 세상은 좁고 인연은 요상하다.
웅담 대신 우담( 소 쓸개로 만든 ) 사업을 하는
최사장이 우리 일행에게 피로회복하라면서
그 귀한 고가 우담환을 아낌없이 나누어 준다.
혹 오늘같이 백두대간 정기를 받고
금강송 기를 담뿍 맞으며
우담까지 복용하면
늦둥이가 생기지 않을지 걱정이다. ㅋ ㅋ ㅋ
성미 급한 일행은 6 월에 다시오자하고
느긋한 일행은 단풍놀이하러 가을에 오자 한다.
나는 한여름
8 월의 크리스마스 즐기러 와야겠다.
언제 오든간에 우리는
내일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에는 무슨 스켓치를 그리게 될건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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